대중교통 무서워.. 마이카族 부활

#1. 지난 28일 오후 3시 서울 동대문구의 한 실내 운전 연습장. 90㎡ 규모 연습장에 스크린과 운전 좌석이 구비된 ‘3D 시뮬레이터’ 7대 앞엔 6명이 앉아 운전을 연습 중이었다. 연습장 대표 김정훈씨는 “작년만 해도 장롱면허반 학생이 한 달에 3~4명에 그쳤는데, 올해는 8~10명”이라며 “상당수가 옛날에 면허를 따놓고도 장롱에 묵히다가 갱신 기간이 초과된 상태에서 운전을 연습하려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특히 아이가 있는 주부나 임산부가 많다”고 했다.파워볼실시간

#2.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직장인 박모(34)씨는 지난달 새 차를 샀다. 결혼을 앞두고 지출을 줄이기 위해 차를 판 지 3년 만이다. 박씨는 “자가용 유지비도 만만치 않았던 데다, 대중교통 체계도 급속도로 편리해져 과감하게 차를 팔고 뚜벅이로 살았는데, 코로나 이후 근교 마실만 나가려 해도 자가용이 필요해져 다시 구매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장롱 면허’를 깨우고 ‘마이카 시대’를 부활시켰다. 2016년 정점(頂點)을 찍고 하락하던 운전면허 취득자 수와 자동차 내수 판매량이 올해 들어 동시에 반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타인과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대중교통 대신 자가용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6년 101만2000명에 달하던 한 해 운전면허 신규 취득자는 2017~2019년 3년 연속 60만명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 취득자 수는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만 37만9000명이 운전면허를 새로 따, 작년 (33만 3000명)보다 14%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엔 2016년 12월 장내기능시험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란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응시자 수 자체가 급증했다. 도로교통공단 자료에 따르면, 2종 소형 면허 장내기능시험 응시자는 작년 6월 5456명에서 올해 6월 8587명으로 57%가량 증가했다. 2종 보통 면허 장내기능시험 응시자도 작년 6월 2만638명에서 올해 6월 2만6700명으로 약 30% 증가했다.

면허 취득뿐 아니라 자동차를 새로 구매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내수용 신차 판매량은 올해 상반기(1~6월) 80만2638대로,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했다. 6월 한 달 판매량만 17만6824대로, 전년 동기 대비 41%나 늘었다. 2017년 이후 3년 만의 반등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와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대중교통 이용률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서울기술연구원 보고서 ‘코로나19로 인한 통행 변화, 그리고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서울 교통정책 방향’에 따르면, 지하철과 버스 이용자 수는 1~4월 각각 35.1%, 27.5%씩 감소했다. 특히 버스의 경우 순환버스 이용자 감소율이 54.2%에 달했다.

코로나로 인한 ‘자가용 선호 현상’은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그런데도 자동차 판매량까지 늘어나는 나라는 많지 않다. 지난 4월 삼정 KPMG 경제연구원은 올해 3~4월 글로벌 자동차 판매 대수를 전년 대비 4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올해 상반기 국내 자동차 판매량 증가는 주요 국가 가운데서도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해 유난히 민감한 국민적 경각심과 개별소비세 인하, 국산 신형 승용차에 대한 소비자 호응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30일 제380회 국회(임시회) 제7차 본회의에서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30일 제380회 국회(임시회) 제7차 본회의에서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

“저는 임대인이자 임차인입니다”파워볼

지난 3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임대차3법’ 관련 자유발언으로 화제가 된 윤희숙 미래통합당 의원이 최근 세종시 아파트를 매도한 사실이 다시 한 번 화제다.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출신인 윤 의원은 2013년 공공기관 이전으로 KDI가 세종시로 이전하며 특별분양을 받아 세종시, 서울 성북구에 2채의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였지만 최근 세종시 아파트를 팔아 1주택자가 됐다.

여전히 보유 중인 성북구 아파트는 임대를 준 상태고, 21대 총선 서초갑 출마를 위해 지역구 내 주택에 전세를 사는 것으로 파악됐다.

윤 의원은 최근 SNS에 “7월 초 시민단체와 일부 언론이 다주택자는 기재위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을 때 곧장 집을 내놨다”면서 “기재위 활동을 하면서 어떤 불필요한 빌미도 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매도 배경을 설명했다

또 “간간이 집을 보는 분이 있었지만,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에서 행정수도 이전 얘기를 시작하니 당장 사겠다는 사람들이 나오더라”면서 “생각 끝에 원래 내놓은 가격 그대로 계약했다”고 적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 조사에 따르면, 윤 의원은 앞서 21대 총선 출마 당시 세종 달빛로와 서울 성북구에 각각 본인과 배우자 명의 아파트 1채씩을 보유 중이었다. 신고가액은 두 채를 합해서 4억9000만원으로 통합당 내 다주택자의 신고가액 중에선 하위권이었다.

최근 집을 팔았지만, 다주택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부정적인 시선은 반대한다. 윤 의원은 지난 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도 세종시로 강제 이전 당하면서 정부에서 분양을 받으라고 해서 받았다”면서. “(한때 다주택자였던)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문재인 대통령을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주택자라고 다 투기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윤 의원의 본회의 발언은 임대차 3법의 허점을 지적하는 내용으로 온라인에서 ‘레전드 연설’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 5월 이사했는데 이사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집주인이 2년 있다가 나가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을 달고 살고 있다”면서 “오늘 표결된 법안을 보면서 제가 기분이 좋았느냐? 그렇지 않다. 저에게 든 생각은 4년 있다가 꼼짝없이 월세로 들어가게 되는구나 라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또 “임대 시장은 매우 복잡해서 임대인과 임차인이 서로 상생하면서 유지될 수밖에 없다”면서 “(임대인이) 집을 세놓는 것을 두려워하게 만드는 순간 이 시장은 붕괴하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문제(전세기피)가 나타났을 때 정말 불가항력이라고 말씀하실 수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본 같은 당 박수영 의원은 SNS에 “최고의 경제학자가 국회의원이 된 뒤 첫 본회의 발언을 한 것”이라며 영상을 공유했고, 황보승희 의원은 “전율이 느껴진다”고 적었다.

[확 바뀌는 전월세살이] <上> 저무는 전세시대

3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역삼래미안아파트’. 이곳은 총 1050채 규모의 대단지이지만 전세 물건은 타입별로 1, 2개에 불과했다. 시세는 전용면적 59m²가 9억 원 수준으로 1년 전(6억5000만 원)보다 2억5000만 원이나 올랐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들은 비수기인 걸 감안해도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공인중개사는 “임대차 3법 시행을 앞두고 많은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인 상태”라며 “현재 나온 매물도 가격 협의는 불가능한데 추가로 더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파워볼사이트

○ 규제와 초저금리, 임대차 3법이 낳은 ‘전세 품귀’

서울 도심 인기 단지에서 벌어지는 전세 품귀 현상은 앞으로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요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이 31일 전격 시행되면서다.

법 시행 전 매물을 거둬들인 집주인들이 매물을 다시 내놓더라도 전셋값을 최대한 올리거나 반전세나 월세로 돌릴 가능성이 커졌다. 한 번 세입자를 받으면 4년간 임대료를 올리지 못하는 데에 따른 보상심리 때문이다. 향후 한국에서 전세제도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전세 품귀 현상은 임대차 3법 논의가 나오기 전부터 이미 시작됐다. 전세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집주인의 거주 의무를 강화하면서 공급 부족이 심화됐다. 재건축 단지 분양권 자격에 2년 거주 의무를 추가한 6·17부동산대책이 대표적이다.

서울 마포구 재건축 추진 단지를 보유한 직장인 A 씨는 지난달 말 세입자를 내보낸 뒤 현재 집을 비워두고 있다. 재건축 단지 2년 거주의무 기간을 채우기 위해서다. 실거주를 하지 않으면 나중에 분양권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전입신고만 하고 가끔 들르기만 하고 실제 거주할 생각이 아니다”라고 했다.

내년부터 양도소득세를 깎아주는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과 수도권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에도 거주의무가 생겨 전세 물량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보유세 인상도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번 정부 출범 전 2%였던 종합부동산세 최고세율은 현재 3.2%로, 내년부터 6%로 오른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은행 예금 금리가 0%대로 주저앉은 걸 감안할 때 소득이 마땅치 않은 집주인은 전세 보증금을 은행에 넣어두는 것보다는 월세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4년 주거 보장에 일단 안도하는 세입자들

전문가들은 결국 전월세 시장은 월세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앞으로 월세 전환이 굉장히 활발해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모든 시장 상황이 월세가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전월세 시장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하다. 전세 보증금을 은행 대출금처럼 활용해 투기를 하거나, 주택 가격이 급락할 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전세’ 등의 문제점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세입자들은 최소 4년 동안 주거가 보장되니 일단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서울 시내에서 전세를 살고 있는 장모 씨(50)는 “일단 4년 동안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으니 당장은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5m²의 전세 시세는 현재 16억∼17억5000만 원인데, 2년 전 시세인 11억 원 안팎에 계약했던 사람들은 현 시세보다 5억∼6억 원 정도 낮게 재계약을 할 수 있게 된다.

○ 월세 중심으로 재편, 세입자 주거부담 늘 수 있어

문제는 4년 뒤다. 집주인들의 월세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주거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월세상한제 시행으로 원칙적으로 집주인은 기존 세입자 동의 없이 전세를 반전세나 월세로 돌릴 수 없지만, 요즘처럼 전세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집주인 요구대로 월세를 내고 사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

세입자가 동의했다면 법에서 정한 전월세 전환율(연 4%)에 따라 보증금을 월세로 돌릴 수 있다. 이때에도 임대료 인상률 5% 룰이 적용된다. 특히 기존 세입자가 나가고 새로운 세입자를 받을 때에는 월세 전환 여부와 임대료 모두 집주인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보증금 1억 원짜리 전셋집을 무보증 월세로 돌리면 매달 33만3333원의 월세를 내야 한다. 서울 성북구에서 전세를 사는 세입자 김모 씨(42)는 “4년 뒤에는 전세가 줄어 꼼짝 없이 월세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데 월세도 훨씬 올라 있지 않겠느냐. 벌써 걱정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주거비 부담은 15.2%로 38개 회원국 중 가장 낮았지만 앞으로 월세 시대가 도래하면 영국(23.7%), 일본(22.3%), 미국(18.4%)처럼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안성용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팀장은 “결국 세입자들은 ‘안정’적으로 비싼 주거비용을 내게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C노선 관통 유력 은마아파트
“지반 약해져 위험” 집단 민원
안양·과천시는 정차역 신경전
“발파 진동 등 특이점 정밀 점검
밀집 주거지 지날 땐 속도 낮춰야”
A노선 2023년, B·C 2026년 개통

깊은 땅속 GTX, 깊은 갈등

경기도 파주의 GTX A노선 운정역 공사 현장. 전민규 기자
경기도 파주의 GTX A노선 운정역 공사 현장. 전민규 기자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사는 김모(61)씨는 지난달 17일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쓴 탄원서를 반상회에 제출했다. 이르면 이달, 늦어도 다음 달 국토부가 최종 발표할 예정인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기본 계획에 따르면 이 노선이 아파트 단지 지하를 관통할 게 유력해서다. 김씨는 “1979년에 지어 가뜩이나 오래된 아파트인데 재건축 승인도 없이 지하로 초고속 열차가 지날 예정이라니 당혹스럽다”며 “지반이 약해져 대형 사고라도 나면 정부가 책임질 거냐”고 주장했다. 이 아파트 주민 4000여 명은 김씨처럼 C노선 관통에 반대하는 입장이라 온라인 집단 민원 제기 등으로 강경 대응 중이다.

“대안 선형 마련을” 공청회도 무산시켜

앞서 이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달 15일 강남구민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던 공청회도 ‘국토부가 대안 선형을 마련하라’고 요구하면서 무산시켰다. 며칠 후인 같은 달 20일, 경기도 안양시청 앞에선 정반대의 일이 벌어졌다. GTX C노선 정차역에 이 지역 인덕원역을 국토부가 추가해줄 것을 요구하는 주민 성명이 나왔다. 김의중 범시민추진위원장은 “입지가 탁월한 인덕원에 정차역을 만들지 않으면 인근 역에서 환승 때문에 15분가량 시간이 지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달리 인근에 C노선 정차역으로 과천역을 두게 될 과천시는 인덕원 정차로 과천 내 GTX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며 안양시와 맞서고 있다.

‘꿈의 교통수단’으로 기대를 모으는 GTX 사업이 최근 속도를 내면서 사회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GTX가 지역별 주거 안정성 문제와 직결되는 만큼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신중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익명을 원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위원은 “주민들로선 기본 생활권을 추구하는 게 합리적”이라며 “옳고 그름을 논하기 힘든 문제”라고 말했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은마아파트와 C노선 논란에서 쟁점은 GTX 모든 노선에 적용되는 40m 이상 대심도(大深度) 공사와 향후 운행이 얼마나 안전하냐다. GTX는 지하 20m 안팎을 다니는 일반 수도권 지하철과 달리 대심도를 지나도록 설계했다. 대심도에 모든 철로를 직선으로 깔면 열차당 평균 시속 100㎞, 최고 시속 200㎞로 수도권 외곽과 서울 도심 주요 거점을 오갈 수 있다. 이를 통해 수도권 교통난과 서울 과밀화 문제를 해소하는 게 GTX 사업의 최종 목표다. 예컨대 공사가 진행 중인 GTX A노선이 개통되면 경기도 일산 킨텍스역에서 서울역까지 16분이면 올 수 있다. 현재 버스와 지하철로 1시간 이상, 자가용으로 40분이 걸린다.

국내 건설 수준이나 공법의 신뢰성으로 봤을 때 대심도 공사가 지상 안전에 무리를 주진 않는다는 게 학계 분석이다. 김상환 전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장은 “대심도 터널을 뚫을 때 발파 작업을 해도 지상에선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왕십리역 구간이나 지난해 개통된 김포 도시철도처럼 대심도에서 열차가 무리 없이 오가고 있는 전례도 있다. 다만 김 전 학회장은 “주민 불안이 클 수 있는 만큼 발파 진동 등 특이사항을 한층 정밀하게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개통된 열차가 주거 밀집 지역을 지날 땐 속도를 다소 낮춰 운행하도록 하는 등 주민 피해 최소화를 위한 보완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A노선 동탄역 인근 1년 새 집값 3억 뛰어

안양시와 과천시 간 갈등은 주민 편의성 문제뿐만 아니라 집값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달아오른 부동산시장에서 GTX 정차 호재가 있는 지역은 집값 상승폭이 특히 두드러졌다. 2023년에 GTX A노선이 들어설 예정인 동탄역 인근 한화꿈에그린은 1년 사이 집값이 3억원이나 뛰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GTX 역세권 여부로 서울 접근성이 크게 달라져 집값에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GTX가 정차하는 곳이 당장은 수혜 대상이지만, 주민들의 빈번한 서울행으로 장기적으로는 상권 위축도 예상된다”며 “지자체가 기업 유치와 학군 조성 등으로 지역 내 GTX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GTX 사업은 A노선 전 구간이 이미 착공해 2023년 개통을, B·C노선이 2022년 착공과 2026년 개통을 각각 목표로 하고 있다.

■ 3분 안에 갈아탈 시설·동선 갖춘 환승센터, GTX 성공 열쇠

「 버스·택시 등 환승 시간 줄여야
자가용 출퇴근족 수요도 대비를
국토부, 환승센터 시범사업 공모
서울·청량리·삼성역은 이미 구상

GTX가 기대대로 서울 과밀화 해소의 촉매제가 될 수 있을까. 환승센터를 얼마나 잘 갖추느냐가 중요한 열쇠다. GTX는 평균 시속 100㎞로 고속 운행해 열차가 정차하는 역 사이 거리가 멀다. 또 지하 40m 이상 깊이의 공간에서 열차가 드나들기 때문에 승객이 지상까지 걸어서 오가기 쉽지 않다. 역내 동선을 잘 짜지 않으면 승객들이 기존 교통수단인 버스나 택시 등의 환승에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

역 하나당 환승에만 걸어서 10분 넘게 걸린다면 승객들로서는 아무리 빠른 GTX라도 갈아탈 필요성이 떨어진다. 이에 최근 국토교통부는 GTX가 통과할 30개 역사(驛舍)에서 다른 교통수단으로 3분 안에 환승할 수 있는 환승센터 건설에 나섰다.

국토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는 지난 6월 2일 각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GTX 역사 환승센터 시범사업 공모에 나선다고 밝혔다. 역사 지하에 효율적인 환승 동선을 갖춘 환승센터를 꾸려서 지역별 교통 상황에 대응한다는 목표다.

서울역과 청량리역, 삼성역 등 3곳에서는 이미 환승센터 건설이 구상됐다. 나머지 27개 역사 가운데 지자체 공모를 통해 환승센터를 늘리기로 했다. 그중 GTX A노선 킨텍스역과 B노선의 여의도역, C노선 덕정역 등 14곳은 각 지자체에서 환승센터 구축에 긍정적이라 공모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다음 달 18일까지 사업 구상안을 접수, 평가를 거쳐 10월까지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후 관련 국비를 지원한다.

구상안은 지자체마다 자유로이 만들어 제출할 수 있다. 지역 특성에 맞게 출입구와 대합실 위치, 디자인 콘셉트 등을 정할 수 있다. 전기자전거와 전동 킥보드 같은 퍼스널 모빌리티 환승 아이디어에는 가점도 주기로 했다. 지종철 국토부 대광위 광역교통운영국장은 “지하에서 지상까지 단번에 버스 환승을 가능케 만든 지하철 신분당선 광교중앙역의 환승센터, 인근 다양한 상업시설과도 연결해 도심의 새 활력소로 만든 프랑스 파리의 라데팡스 환승센터 등이 벤치마킹할 만한 모범 사례”라며 “각 지자체와 협력해 GTX 편의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런 계획에 살을 붙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수도권 집값 폭등으로 더 외곽에 거주하면서 역사까지 승용차를 타고 와서 주차했다가 퇴근할 때 몰고 가려는 수요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며 “각 환승센터 구축 땐 대중교통 환승 수요뿐만 아니라 이런 자가용 환승 수요까지 고려해서 시설과 동선을 꾸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긴 장마 속 편의점 판매 24% 늘어
밀주·밀가루·카바이드 흑역사도
보통 알코올 도수 6도, 센 건 19도
한 병 1만원 넘어도 2030에 인기
수출 최대 걸림돌, 15일 유통기한
캬~. 목 넘김에 따른 통증, 그리고 목젖을 간지럽히는 희열이 교차하면서 나오는 신음. 동시에 텁텁하되 시큼 달곰한 맛을 알아챈 뇌가 보내는 감탄사. 장수든, 산성이든, 송명섭이든 어느 막걸리를 마셔도 이 소리는 똑같다. 외국인들도 절로 내뱉는, 이 ‘캬~’는 만국 공용어쯤 된다. 막걸리병 들어 귀에 대보시라. 한뼘 남짓 키를 갖고도 심연에서 올라오는 듯한 미지의 소리를 낸다. 그러니까 막걸리는 귀로도 마신다.

올해는 장마가 길어지면서 막걸리를 많이 찾고 있다. 비오는 날 횡단보도를 건너는 행인들과 막걸리 따르는 장면을 합성했다. [중앙포토]
올해는 장마가 길어지면서 막걸리를 많이 찾고 있다. 비오는 날 횡단보도를 건너는 행인들과 막걸리 따르는 장면을 합성했다. [중앙포토]
천상병 시인이 1991년 서울 인사동 한 주점에서 막걸리를 들이키고 있다. 막걸리 한 사발로 끼니를 대신하고 했던 그에겐 밥이 따로 없었다. [중앙포토]
천상병 시인이 1991년 서울 인사동 한 주점에서 막걸리를 들이키고 있다. 막걸리 한 사발로 끼니를 대신하고 했던 그에겐 밥이 따로 없었다. [중앙포토]

“이제 막 걸러서 떠납니다.”

지난달 27일 충남 태안 소원면의 소원양조장. 이곳의 이상협(56) 대표는 ‘막 거른’ 막걸리 2000여 통(개당 1200㎖)을 냉장 탑차 3대에 실었다. 그는 1940년부터 계속된 가업을 3대째 잇고 있다. 소원양조장은 태안군 유일의 양조장이다. 이 대표는 “8개 읍면에 양조장이 하나씩 있었는데, 1990년대부터 서서히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7곳이 사라졌다”고 말했다.그는 “큰마음 먹고 2011년에 최신식 설비를 구축했고 그게 막걸리 붐과 맞아 떨어졌다”며 “젊은 층을 겨냥한 프리미엄·칵테일 막걸리가 인기지만 그래도 우리 같은 ‘기본 막걸리’가 단단히 자리 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짧은 시간에 막걸리의 흥망성쇠·환골탈태를 말해준 것이다.

지난달 27일 충남 태안의 소원양조장에서 이상협 대표가 막걸리 발효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이 대표는 1940년부터 계속된 가업을 3대째 잇고 있다. 그는 2011년 최신식 제조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환기가 잘 되도록 높은 양조장을 지었다. 맨 아래 작은 사진은 70여 년간 양조장 역할을 한옥. 김홍준 기자
지난달 27일 충남 태안의 소원양조장에서 이상협 대표가 막걸리 발효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이 대표는 1940년부터 계속된 가업을 3대째 잇고 있다. 그는 2011년 최신식 제조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환기가 잘 되도록 높은 양조장을 지었다. 맨 아래 작은 사진은 70여 년간 양조장 역할을 한옥. 김홍준 기자

# 흥망성쇠

지난달 29일 서울 시청 근처의 한 음식점 사장은 “오늘처럼 비 오는 날은 확실히 막걸리를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날은 서울에만 50㎜의 비가 내렸다. 실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썸트렌드가 지난달 발표한 ‘비 오는 날 연관 음식’은 막걸리가 1위다. 2년간 1위로 군림하던 커피를 제쳤다.

기상청은 올해 장마가 중부지방의 경우 8월 둘째 주까지 이어진다고 했다. 40일이 넘는다. 평년 장마 기간은 32일이다. 비도 많이 왔다. 전국 월 평균 강수량은 6월 184.6㎜, 7월(28일 기준) 325.8㎜. 작년 6월 141㎜, 7월 215.8㎜보다 확 늘었다.

막걸리 판매는 어땠을까. 편의점 이마트24에 따르면 최근 한 달(6월 24일~7월 23일)간 막걸리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주(4.0%)·맥주(3.6%)·와인(2.8%)을 앞지른다. CU에서도 막걸리 매출은 23.6% 늘었다.

우종민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장마 때는 햇볕을 덜 쬐게 되면서 행복감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 일시적으로 우울증이 올 수 있다”며 “이때 당분과 탄수화물·알코올이 당기게 된다”고 말했다. 막걸리는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추고 있다.마침 음식점에 막걸리가 배달됐다. 50대인 손님 A씨는 “막 거른 막걸리가 제맛”이라고 말했다. 반면 친구인 B씨는 “며칠 지나야 감칠맛이 돈다”며 맞받아쳤다. 이상협 대표는 “막걸리는 출하 2~3일 정도 지나야 최고의 맛을 내는데, 그 기간 미세하게 발효가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충남 태안의 소원양조장에서 지난달 27일 막걸리가 익어가고 있다. 막걸리는 같은 양조주인 와인·맥주와 달리 당화와 알코올 발효가 동시에 일어나는 병행복합발효 과정을 거친다. 김홍준 기자
충남 태안의 소원양조장에서 지난달 27일 막걸리가 익어가고 있다. 막걸리는 같은 양조주인 와인·맥주와 달리 당화와 알코올 발효가 동시에 일어나는 병행복합발효 과정을 거친다. 김홍준 기자

막걸리는 쪄놓은 쌀 또는 밀의 당화와 알코올 발효가 동시에 이뤄지는 ‘병행복합발효’ 방식을 거쳐 만들어진다. 같은 양조주인 맥주는 당화와 알코올 발효가 따로따로(단행복합발효)다. 와인은 아예 효모가 직접 과실을 발효시켜 제조 방법이 다르다. 때문에 일각에서 ‘라이스 와인’이라고 부르는 틀리다고 반박한다.

막걸리의 어원은 두 가지로 갈린다. 박정배 맛 칼럼니스트는 “『청구영언(靑丘永言·1728년)』에 ‘달괸 술 막걸러’란 표현이 나오는데, 이를 ‘마구 거른 술’이란 뜻의 막걸리 초기 어형으로 보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강지은 국립농업과학원 연구사는 “막걸리는 ‘이제 막(금방)’ 걸러진 술이란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막걸리는 시대 상황에 따라 부침이 심했다. 일제 강점기에 가양주(家釀酒·집에서 빚는 술)를 금했다. 『막걸리를 탐하다』를 쓴 이종호 작가는 “가양주 600여 종 중 몇 개만 남고 맥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그래도 막걸리를 만들었다. 밀주였다. 1995년에야 집에서도 막걸리를 만들 수 있게 됐다.한국전쟁 이후 먹을 게 부족했다. 박정희 정부는 쌀을 밥 지어 먹는 데 쓰자며 1963년에 밀가루로만 막걸리를 만들게 했다. 조선 시대에도 흉작이 들면 금주령이 떨어진 사례가 있었다. 1977년에야 쌀 막걸리가 돌아왔다. 카바이드 파동으로 막걸리 이미지는 ‘마시고 나면 골 때리는 술’로 추락하기도 했다.

탁주 얼마나 만들었나.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탁주 얼마나 만들었나.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냉장 유통 기술이 발전하면서 2000년에 지역 판매 제한이 풀렸다. 하지만 막걸리는 소주와 맥주에 밀리며 1980년대 초까지 70% 달했던 주류시장 점유율을 회복하지 못했다.

2000년대 후반 반전이 일어났다. 일본에서 막걸리(마코리·マッコリ)가 건강에 좋다며 많이 찾았다. 국내에 막걸리 광풍이 불었다. ‘욘사마 막걸리’가 나왔다. 막걸리 CF가 방송을 탔다. 뮤직비디오(윤종신의 ‘막걸리나’)도 나왔다. 2008년 막걸리 내수는 13만㎘ 선이었지만 2011년 41만㎘로 급증했다. 하지만 이후 막걸리 열기가 식으며 계속 30만㎘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수출도 줄었다. 2008년 막걸리 수출액은 약 400만 달러. 2011년에는 5280만 달러를 찍었다. 최근 4년간은 1200만 달러 수준이다.

# 환골탈태

막걸리는 보통 알코올 도수 6도다. 끓여서 알코올을 날려 1도까지 낮출 수 있다. 모주(母酒)가 그렇다. 1도는 주류로 인정받는 도수의 하한선이다. 이상협 대표는 “적정 과정을 거쳐 거른 막걸리는 16도, 17도까지 나오는데, 그 이상은 균(효모)이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알려진 ‘가장 센’ 막걸리는 ‘이상헌 탁주’로, 19도에 이른다.값도 천차만별이다. 1000원대부터 11만 원(해창 롤스로이스)대까지 있다. 백화미인·봇뜰·삼양춘·이상헌 등 5000원~3만원 대도 포진해 있다.

전통주 전문 소개 플랫폼 ‘대동여주도’는 전통주 전문점 40여 곳의 판매 순위를 취합했다. 2019년 한해 가장 많이 팔린 막걸리는 지평 막걸리였다. 해창 막걸리, 느린마을 막걸리, 송명섭 막걸리, 복순도가 손막걸리(왼쪽부터)가 뒤를 이었다. [중앙포토]
전통주 전문 소개 플랫폼 ‘대동여주도’는 전통주 전문점 40여 곳의 판매 순위를 취합했다. 2019년 한해 가장 많이 팔린 막걸리는 지평 막걸리였다. 해창 막걸리, 느린마을 막걸리, 송명섭 막걸리, 복순도가 손막걸리(왼쪽부터)가 뒤를 이었다. [중앙포토]

전통주점 백곰은 지난해 주점 내 판매량 1위가 이화백주라고 밝혔다. 복순도가가 2위, 해창막걸리가 3위에 올랐다. 이런 막걸리를 소비하는 계층은 주로 2030. 이들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막걸리 시장이 커지고 있다. 일산의 한 주점에서 만난 30대 여성은 “막걸리를 만취할 정도로 마실 것도 아닌데, 비싸지만 나만의 맛을 찾아 와인처럼 딱 한 잔 마시는 게 좋다”고 말했다.류인수 한국술산업연구소 소장은 “전반적인 탁주·약주 시장은 부진해도 프리미엄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남도희 한국막걸리협회 사무국장은 “탁주 면허를 가진 양조장 800여 곳에서 만드는 막걸리의 종류는 1500개에 이른다”며 “탁주 면허는 증가 추세에 있는데, 프리미엄 막걸리를 만드는 소규모 업체들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7년 이후 막걸리 출고량은 줄었지만, 출고액은 증가한 점을 들며 프리미엄 막걸리 시장의 활성화 증거라고 덧붙였다.

기존 녹색병 대신 재활용하기 쉬운 투명 병으로 교체한 서울 장수 막걸리. 2020년 대한민국 주류 대상을 받은 국순당 1000억 유산균 막걸리. 2019년 백곰 주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이화백주. 알코올 도수 19도로 가장 센 이상헌 탁주(왼쪽부터). [중앙포토]
기존 녹색병 대신 재활용하기 쉬운 투명 병으로 교체한 서울 장수 막걸리. 2020년 대한민국 주류 대상을 받은 국순당 1000억 유산균 막걸리. 2019년 백곰 주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이화백주. 알코올 도수 19도로 가장 센 이상헌 탁주(왼쪽부터). [중앙포토]
유난히 긴 장마 속 막걸리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하지만 우보라 다사랑중앙병원 원장은 "알코올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 북카라반]
유난히 긴 장마 속 막걸리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하지만 우보라 다사랑중앙병원 원장은 “알코올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진 북카라반]

그래도 대중주로 부르는 1000원대 제품이 막걸리 시장의 바닥을 탄탄히 다지고 있다. 서울 장수막걸리와 국순당은 기존의 녹색병 대신 재활용이 쉬운 투명 병으로 전면 교체했다. 지평막걸리는 도수를 6도에서 5도로 낮춘 뒤 2030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부활하는 ‘국민주’ 막걸리는 여러 약점도 있다. 길어 봤자 15일에 달하는 유통기한은 수출의 최대 걸림돌이다. 세계무대에서 통할 마땅한 이름도 없다. 때문에 ‘코리안 사케’로 불리기도 한다. 남 사무국장은 “막걸리 세계화를 위한 연구개발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감미료인 아스파탐과 일본 누룩인 입국 사용도 문제삼기도 한다. 남 사무국장은 “막걸리 전통 지키기와 과학화는 진지하게 생각해 볼 문제”라고 밝혔다.
김홍준 기자 rimrim@joongang.co.kr

■ 비 오면 생각나는 막걸리+파전…대체 왜


지난달 29일 서울의 한 주점에서 만난 20대 손님들의 표현이다. ‘국룰’은 국민 룰, 즉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규칙을 뜻하는 신조어다. 비 오는 날 막걸리에 파전. 왜 그럴까.
“비 올 때 막걸리와 파전의 궁합은 국룰.”

비가 오면 일조량이 줄어 일시적으로 우울해진다. 이영란 한림대 성심병원 영양사는 “파전 밀가루에 들어 있는 단백질의 주성분인 아미노산과 비타민B는 몸속 탄수화물 대사를 높여 일시적인 우울증 해소에 도움 준다”고 했다.

막걸리 한 잔과 전 한 장은 절묘한 궁합이다. [중앙포토]
막걸리 한 잔과 전 한 장은 절묘한 궁합이다. [중앙포토]

남도희 한국막걸리협회 사무국장은 “막걸리의 누룩은 곡물 속의 전분을 쪼개주면서 당으로 바꿔주는데, 이런 과정이 우리 몸의 소화”라고 말했다. 전분 비율이 높은 파전의 소화에 막걸리 속의 누룩이 최고의 궁합이라는 것이다.

파전이 기름 위에서 익는 소리가 빗소리와 음파가 비슷하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비가 오면 연상 작용으로 전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어머니가 어릴 적 비 온 날 해준 부침개에 대한 추억의 소환이 작용하기도 한다. 이 몇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비+막걸리+파전’의 궁합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술에는 장사가 없다. 우보라 다사랑중앙병원 원장은 “비 내리는 분위기에 취해 가볍게 시작한 장마철 음주가 습관이 되면 알코올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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